
노르웨이 국립박물관의 라이트 홀, 돌 사이로 드는 빛
노르웨이 국립박물관의 라이트 홀, 돌 사이로 드는 빛
오슬로의 노르웨이 국립박물관 꼭대기에는 라이트 홀(Light Hall)이 있다. 밖에서는 길게 놓인 밝은 상자처럼 보이지만, 그 벽은 투명한 유리창이 아니다. 얇게 자른 대리석을 유리 사이에 끼운 벽이다. 돌로 막힌 것처럼 보이는 공간에 빛이 어떻게 들어오는지, 이 전시실은 그 질문을 건물의 일부로 남겨둔다.
박물관의 설명에 따르면 라이트 홀은 약 2,400제곱미터 규모다. 하나로 열어 쓰거나 세 구역으로 나눌 수 있는 임시 전시 공간이다. 아래쪽 건물에는 노르웨이산 점판암을 사용했다. 위에 놓인 밝은 전시실과 아래의 어두운 돌이 밖에서 뚜렷하게 구분된다. 그 대비를 기억해 두면 건물 안에서 받는 인상도 조금 달라진다.
대리석을 얇게 켠 벽
라이트 홀의 벽에는 두께 약 4밀리미터의 대리석 조각을 유리 두 장 사이에 넣고, 바깥쪽에 안전유리를 더했다. 국립박물관은 설계 과정에서 재활용 유리도 시험했다고 설명한다. 시험용으로 만든 큰 시제품이 여름의 열을 견디지 못해 갈라졌고, 다른 재료와 제작 방식을 찾았다. 지금의 벽은 멀리서 하나의 표면처럼 보이지만 여러 겹으로 이루어져 있다.
빛은 날씨와 시간에 따라 다르게 스며든다. 맑은 날에는 작품을 보호하기 위해 차양으로 들어오는 빛을 줄일 수 있다. 그래서 라이트 홀을 볼 때는 단지 ‘밝은 방’인지보다 벽이 어느 정도 빛을 걸러내는지 살펴볼 만하다. 같은 전시실이라도 아침과 늦은 오후, 맑은 날과 흐린 날의 표정이 같지 않다. 전시 작품의 종류와 배치는 그때그때 달라지므로 현재 전시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국립박물관의 건물 안내에는 로비 바닥의 석회암 속 조개 화석 이야기도 나온다. 발밑의 무늬를 한 번 살피고 위층으로 올라가면, 이 건물이 자연석을 쓰는 두 방식이 눈에 들어온다. 한쪽에서는 돌의 흔적이 바닥에 남고, 다른 쪽에서는 얇게 켠 돌이 빛을 들인다. 이것은 작품 설명을 읽기 전에도 볼 수 있는 건물의 디테일이다.
라이트 홀의 전시는 바뀌지만 벽은 그대로 남는다. 오슬로에서 이 박물관을 찾는다면 전시실 안의 작품과 함께, 작품 뒤편에 걸린 빛도 잠깐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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