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르겐 쿤스트할, 1935년 건물에서 이어지는 여름 전시
베르겐 쿤스트할, 1935년 건물에서 이어지는 여름 전시
베르겐 쿤스트할은 한 작품을 늘 같은 자리에 전시하는 박물관과 다르다. 전시장을 채우는 작가와 작품이 바뀌고, 어떤 날에는 공연이나 대화 프로그램이 열린다. 노르웨이 베르겐의 이 공간을 찾을 때는 건물보다 먼저 그날의 전시 일정을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이곳의 출발은 1838년에 설립된 베르겐 미술협회(Bergens Kunstforening)다. 현재 사용하는 건물은 건축가 올레 란드마르크(Ole Landmark)가 설계해 1935년에 지은 초기 기능주의 건물이다. 전시실 옆에는 카페와 서점이 있다. 카페의 ‘란드마르크’라는 이름은 설계자의 성을 떠올리게 하지만, 지금은 라이브 공연과 행사 프로그램의 이름이기도 하다. 전시를 보고 책을 고르거나 공연 일정을 확인하는 동선이 한 건물 안에서 이어진다.
여름마다 새 작가를 맞는 전시
베르겐 쿤스트할의 페스티벌 전시는 1953년에 시작됐다. 매년 여름 노르웨이 작가의 새 작업을 중심으로 큰 전시를 열고, 베르겐 국제 페스티벌과 같은 시기에 문을 연다. 이름이 같아도 해마다 작가와 작품이 달라지는 전시다. 지난 전시 목록을 보면 회화 한 장르에 갇히지 않고 서로 다른 작업을 소개해 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페스티벌 기간이 아니어도 쿤스트할은 전시와 행사를 연다. 그렇다고 특정 작품을 언제든 볼 수 있는 상설관으로 생각하면 방문의 초점이 어긋난다. 지금의 프로그램을 먼저 보고, 관심 있는 작가가 있다면 그 작업을 살핀 뒤 건물의 다른 공간으로 움직이는 편이 좋다. 전시실과 카페, 서점이 붙어 있어 프로그램에 따라 체류 방식도 달라진다.
오래된 건물의 현재형 쓰임
1935년 건물이라는 사실만으로 전시의 내용을 예상할 수는 없다. 오히려 오래된 전시 공간이 지금 어떤 작품과 관객을 맞는지 보는 곳에 가깝다. 베르겐 쿤스트할의 한여름을 이야기할 때 1953년부터 이어진 페스티벌 전시가 중요하지만, 방문하는 날의 전시는 공식 일정을 확인해야 한다. 이곳의 역사는 벽에 고정된 작품 목록보다, 같은 공간을 다시 쓰는 방식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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